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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용어 정리

진보와 진보주의 / 과격세력

by 하와이 콩자반 2024. 4. 30.

1. 좌익세력이 애용해 온 ’ 진보‘
해방 직후부터 공산당을 비롯한 좌익은 ‘진보’나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진보: 사회주의화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제제.

1) 1956년 진보당
6.25 전쟁 이후 공산당-남로당이 지하로 숨고 1956년 진보당이 창당되며 다시 진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진보당 문건 등에 사용된 진보는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의 실현’을 의미했다. 1958년 진보당의 당수 조봉암을 비롯한 간부들이 간첩사건으로 대거 체포되고 해체됨에 따라 진보는 정치담론에서 사라졌다가 1980년대 말부터 재등장했다.

1958년 조봉암(두루마기) 포함 진보당 간부 7명 간첩 혐의로 체포

**조봉암 사건:
김일성의 사주를 받은 간첩 양명산을 통해 정치자금 2만 5천 불을 받음, 김일성에 충성맹세 편지 발신(김일성저작집) 등.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그라운드 씨 <이승만 사사오입 독재와 조봉암 사형에 대한 반박> 확인

2) 1980~90년대
혁명운동권이 스스로를 ‘진보세력’, ‘진보진영’으로 칭하고 그들에 동조하는 친운동권 언론매체들이 사용을 확산시키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여타 언론과 정치인들이 사용하여 사회에서 보편화되었다.

1980년대 말 이후 혁명운동권이 왜 자기들을 진보세력이라 자칭하는지 뜻을 알지 못한 채 용어를 사용했다. 운동권을 비판하는 사람들마저 진보세력으로 호칭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2. 진보의 역사와 의미
19세기 중후반 활동한 프랑스의 계몽 철학자이자 정치가 ‘안 로베르 자크 튀르고’(Anne Robert Jacques Turgot), ‘마르키스 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튀르고의 진보의 관념: 인간이란 군중의 전체는 평온과 소요, 선과 악이 교차되는 과정에 의해 느리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보다 훌륭한 완전성을 향하여 전진한다.

19세기 중엽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발표되고 사회이론과 결합함으로 진보의 관념은 유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점차 진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놓고 갈등하게 되었고 마르크스 주의자들은 진보를 사회의 저급한 생산 양식이 고급한 생산 양식으로 변해가는 것을 진보라고 주장했다. (노예제 생산 양식→봉건제 생산양식→자본주의 생산양식→사회주의 생산양식)

19세기말부터 지식인들은 진보 용어 사용을 기피하여 가치판단이 배제된 ‘변화’를 사용했다.

그에 반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회주의가 진보사상이라고 주장했고 자기들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고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고 진보라는 좋은 느낌을 선전에 집요하게 이용했다. 그 결과 진보는 사회주의자들의 독점물이 되었다. (진보=사회주의화, 진보세력=사회주의세력)

구미의 지식인들은 사회주의세력을 진보세력이라 부르는 일이 결코 없지만, 사회인식능력이 약한 언론인들이나 대중들은 사회주의자들의 언어전술을 알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3. 진보세력
좌익들은 진보라는 용어를 마르크스주의의 진보론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1) 진보진영을 자처하는 서울대교수 김세균의 사례 <한국 진보 운동의 과제와 전망. 덕산종합연구원 발행>

-김세균이 말하는 진보운동: 노동자- 민중의 이익구현을 위해 노동자-민둘과 융합하여 전개하는 체제의 근본적 변혁을 추구하는 운동. 곧 사회주의혁명운동 또는 사회주의 지향적 혁명운동.

2) 영남대학교 <영대문화_사회주의의 위기와 92~93년 민족민주운동의 진로>
“소련과 동유럽에서 사회주의가 실패했다고 하여 사회주의가 진보주의자들의 사회변혁의 실천과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죽은 것은 소련과 동유럽에서 실천한 사회주의체제일 뿐 사랑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죽은 것은 아니다.”

-진보세력: 한국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협의로 사회주의혁명세력 및 그들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세력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사회주의세력을 진보세력이라고 부르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

사회주의혁명에 극력 반대하는 우익세력은(자본주의 노선, 보수진영) 진보세력을 자칭하는 자들과 화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4. ‘Liberals’는 ’진보세력‘이 아니다.

1) 번역의 혼란
만약 미국의 ‘Liberals’를 한국어 진보세력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번역을 하면 사회주의 세력이 미국에서도 정권을 장악하는 등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반대로 한국의 진보세력을 ’Liberals’로 번역된 것을 미국의 언론들을 통해 본다면, 한국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추구하고 김일성주체사상을 받들면서 반미투쟁을 하는 세력을 미국 민주당과 같은 사상을 가진 세력으로 오해할 것이다. ’Liberals’를 진보로 번역하는 것이 관행화된 것도 어쩌면 좌익들의 의도적인 노력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2) 미국의 Liberals
미국의 Liberals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존중하면서 그 체제 속에서 정부의 역할 확대, 도덕적 엄격성의 완화,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배려 확대 등을 추구하는 세력을 뜻한다. 차이를 구분하여 말하면 수정 자유주의자들이다. (보수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

-Liberal: 자유주의적
-Liberal democracy: 자유민주주의
-Liberal socialism: 자유주의적 사회주의

한국의 좌익 계열 지식인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오역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의 진보세력을 ‘progressives’나 ’radicals’로 번역한다. 그들은 전술적인 이유에서 한국의 비좌익 지식인이나 언론매체들이 영어 liberals과 한국어 진보 세력을 동일시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전술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5. ‘진보세력’을 ‘과격세력’으로 바꾸어야.
미국에서 사회주의 세력이 자기들을 지칭할 때 progressives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이 그들을 지칭할 때는 radicals(과격세력)란 용어를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과격세력으로 부르는 것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들이 radicals를 ‘과격세력’이 아닌 ‘급진세력’으로 번역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급진세력은 진보를 급하게 추진하려는 세력이라는 뜻이므로 과격세력에 비해 매우 호의적인 번역이고 사회주의를 진보로 호칭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의 고의적 오역이다.


6. 진보주의란 사상은 없어
진보주의라는 고유 사상은 없기 때문에 이 용어의 사용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미화나 대중의 인식혼란을 초래하기 위한 전술적 선전적 목적의 사용이 아닌 객관적 용어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보수주의는 하나의 완전한 체계를 갖춘 사상이므로 보수주의라는 용어 사용이 가능하지만 진보주의는 그렇지 않다.

20세기 미국의 progressivism은 어떤 정립된 사상체계를 가지지 못한 정치운동이었다.

추구하는 목표는 1) 대기업들의 시장독점 집중을 해체하고 중소기업, 소규모 농장의 이익 보호 2) 정당과 이익집단의 횡포를 저지하고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할 것 3) 사회복지를 확대할 것

이것은 진보당의 결성으로 발전했고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쳤지만 공산주의세력은 협조하지 않았다. 진보운동의 정신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에 많이 흡수되었으며 이후 민주당 주류의 정책 노선인 ‘미국판 자유주의(liberalism)’의 중요요소가 되었다. 진보당의 대부분은 민주당으로 흡수되었고 진보세력으로 호칭하는 세력은 사라졌다. (중도좌파의 성향의 사람들을 progressives로 호칭하는 언어적 잔재만 남겼다.)


7. 혁신세력
일본에서 고안된 부적절한 정치적 용어이다.

2차 대전 종전 후에 일본의 좌경화된 언론들이 사회주의 세력과 민주사회주의 세력에게 호감이 가는 정치적 명칭을 붙여주기 위해 사용했고(혁신이라는 용어가 보수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점을 고려) 그에 대칭되는 보수세력이라는 명칭을 자유민주주의세력에게 붙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까지 민주사회주의 세력을 혁신세력으로 지칭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사회주의혁명세력이 반공성향이 강한 국민심리를 생각하여 마이너스가 될 것을 고려해서 변혁세력, 진보세력으로 자칭했다.

그들의 본래의 정체성대로 호칭해 주어야 대중이 그들의 정체를 알고 대처할 것인데 애매한 별호로써 지칭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의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대응을 불가하게 하고 그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중심리를 조장하고 사회적으로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상과 언어 참고